뒷모습이 쓸쓸하고 안쓰러워지면,
상대를 진짜 사랑하게 된거다.

뭐 이런 말이 있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게 그리 산뜻하지도 않고 마냥 밝고 화창하지만은 않은 걸 알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 켠이 아려오는 그런 마음 같습니다.

사랑,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참으로 운좋게도 마음을 다 바쳐 사랑하고 아끼는 아내와 부모님과 동생이 있지만.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뭔지 잘 알겠다고는… 음, 선뜻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가지 확실하다고 느끼는 게 있다면, 그런겁니다.

좋아하면, 나를 도와주면 그저 고맙습니다.

나의 연인이나 배우자가 나에게 마음을 써주고 잘 해주면, 너무 고맙고 행복하고 기쁘죠.

근데 사랑하면, 내가 좀 더 능력있고 더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었다면 상대가 저렇게 날 챙겨주고 보살피는게 아니라

내가 상대를 보살피고 아껴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애틋하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사랑은, 조금은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수준까지 나의 마음이 깊게 퍼지는 거 같습니다.

내 부모가 나에게 잘 해주고 날 사랑해주고 날 보살펴주고 해서,

부모를 좋아하면 너무 고맙고 그저 감사하고 행복하고 그렇죠. 

그런데 사랑하면, 나보다 좀 더 능력있고 더 잘해드리고 효심이 지극한 자식을 만났으면 

나 키우고 챙기고 먹이느라 애쓰는 시간과 마음과 돈을 좀 더 자기자신을 위해 쓰면서 살 수도 있었을까,

하는 약간의 어둡고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형제자매도 마찬가지죠.

내 동생이 날 진짜로 좋아해주고 아껴주고 늘 마음써주고 무슨 일만 있으면 챙겨주고 사주고 하면,

너무 고맙고 행복하고 나도 잘해주고 싶고 든든하죠.

그런데 사랑하게 되면, 내가 좀 더 능력있는 형이었으면, 누나였으면 

내가 이것저것 현실에 치이지 않게 다 챙겨주고 도와주고 선물해주고 이랬을텐데. 

하는 마음에 괜히 가슴 한 켠이 시큰해질 때가 있습니다.

사랑이란, 

그리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상대의 뒷모습을 보며 안쓰러워지고

행복하고 좋기만 한 순간에도 뭐 하나라도 더 내가 해줄 수 없는 게 괜히 안타까워지는

그런 마음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궁금하다면,

내가 상대를 위해 애쓰고 마음을 내고 시간을 내서 챙기고 보살피고 해주었을 때,

동화책 이야기처럼 날 보며 마냥 고맙고 기뻐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문득 가슴 아파하는 것 같은 눈빛을 할 때가 있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놓칠 수 있으니 언제 한 번 슬쩍 물어보세요.

선뜻 그런 마음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그 질문에 순간 눈빛이 흔들린다면, 

상대는 당신을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있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