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라는 이름의 허상

대화의 경험 논산훈련소에 입소하고 난 첫주차의 일이다. 분대 안에서 말다툼이 생겼다. 무서울 게 없는 20대 초반 나이의 남자아이들을 모아뒀으니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둘은 처음엔 감정이 격해져서 험악한 표정으로 서로 주먹질이라도 할 것처럼 그랬지만, 이내 서로 대화를 하며 오해를 풀고 잘 화해했다. 1번 훈련병이었던 동생이 말했다. “와, 역시 성인이니까 그래도 다르네요. 이성적으로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고 이런 거 보니까 진짜 신기하고 좋고 그러네요.” 나도 그리 생각했다. 나라고 해봤자 갓 스물두살이 되었을 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