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아야 한다

건강 잃으면 다 잃는거다. 라는 말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말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마치 건강은 한 번 잃으면 절대 다시 회복할 수 없는듯한 뉘앙스를 주기 때문이다. 쉽진 않겠지만, 혹시 한동안 잃게 되더라도 다시 되찾으면 된다. 하지만, 건강이 그만큼 우리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건강하지 못해서 우리가 삶을 조각하는 데 지장을 주는 상태에서는, 모든 일들이 녹록치 않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10살 때부터 안경을 쓰고 있는데 사실 이 또한 건강하지 못해 장애가 있는 것이다. 그건 실수로 안경이 부서졌을 때 내가 얼마나 발을 헛디디고 아무것도 알아보지도 읽지도 못하는지 보면 어렵지않게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사실 내가 내 삶을 조각하는 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시각능력이 아니라 청각능력이 떨어져 보청기를 끼거나, 다른 장애가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게 우리가 삶을 조각하는 일에 치명적인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그건 그저 불편한 것일 뿐이다. ...

졸음을 참지 마라 죽는다

고속도로 운전하다 보면, 보게 되는 문구다. 졸음운전은 곧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둥.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차를 타고 고속도로에서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 말은, 전적으로 진실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고속도로 위가 아니라 지구 그 어디에 서있을 때도 저 말은 진실이다. 수면부족이 신체에 미치는 치명적인 결과에 대해 이런저런 연구결과를 나열하려는 건 아니다. (구글에 한 번만 쳐보면 한 일주일치는 읽을거리가 쏟아질 것이다. 검색해보라.) 일단 당장 맹수에게 쫓기지 않는 이상, 졸음을 참는 종은 인간밖에 없다. 지구 상에서 가장 번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강력하게 세뇌당하고 사육당하는 존재. 그게 바로 우리다. 건강에 나쁜 걸 차치하고서라도, 졸려 죽겠는데 허벅지를 찔러가며 졸음을 참아내는 생명체는 여지껏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커피라는 걸 만들어내서,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아침마다 졸음을 쫓아내기 위해 그걸 들이키는 족속은 우리 인간밖에 없다. (심지어 카페인은 피로를 없애는 게 아니라 지연시키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그런건 중요치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