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짓는 자들의 심리와 1인시대의 강림

무리짓는 자였던 시절의 추억 나는 혼자서는 화장실을 가지 못했다. 이 증상이 생긴 건, 한 11살 무렵이었다. 혼자서 화장실을…?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화장실을 가려면 내가 속한 무리가 다 모여야만 했다. 최소한 그 중 두세명이라도 모여야 했다. 혼자 가는 건, 왜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불가능한 일이었다. 등교는? 하교는? 밥 먹는 건? 당연히 그 무리가 다 모여야만 하는 일이었다. 혼자 학교를 가다니? 혼자 밥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서 놀고 나면, 누굴 먼저 바래다주는지, 혹은 누구 집에 가까운 지점에서 헤어지는지가 엄청난 관건이었다. 그걸로 은근히 서로 기싸움이 있기도 했다. 왜냐하면, 우리집에 가까운 곳에서 해산하는 게 곧 나의 힘과 권력을 상징했고 그래야 혼자 길을 걸어다니는 끔찍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걸로 실제로 주먹다짐을 하기도 했으니 말 다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