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개화'를 위한 첫번째 필요조건, 고통

자기개화. 자기개화를 위한 필요조건. 준비요건이라고 하자. 첫째, 충분히 고통받아야 한다. 충분히 고통받기만 하면 다 진화한다고 말하진 않겠다. 이건 너무나 큰 고통 속에서 괴로움을 견뎌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이자 편견이니까. 모든 영웅서사와 신화에서 아직 영웅이 되지 못한 주인공이 백발이 무성한 스승이나 조력자를 만나는 건 다 깊은 이유가 있다. 우리에겐, ‘자기개화’를 일으켜줄 계기가 되는 존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 필요조건도 있어야 하고, 그 첫번째는 충분히 고통받는 일이다. 정반대의 상상 자, 그럼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보자. 그냥 상상만 해보자는거다. 이 세상은 물론 따스하고 우리를 사랑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거고 그 자체로 너무나 아낌없이 보살펴줘야 할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한 번 현실과는 정반대의 상상만 살짝 해보자는거다. 전혀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런 정반대의 상상을. ...

삶에 들이닥치는 고통을 철저히 이용해먹는 세가지

삶은, 불확실하다. 몇 번을 써도 저 말에는 먼지 쌓이지 않는 것 같다. 인생이라는 여행에는, 지도나 내비게이션 같은 것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통신장애가 있어서 결국 언젠가 어디선가 우리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불확실한 결과가 그저 잠시 발목을 삐는 것이라면 그래도 웃음짓고 툭툭 털고 넘어갈만한데. 반드시 그런 가벼운 불확실함만이 우리를 찾아오진 않는다. 가끔은 눈 앞이 하얘지고 코에서 피냄새가 느껴질 정도로 아득하게 극심한 고통이나 어려움이 우리를 집어삼키려 달려들기도 한다. 그럴 때면, 인간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과연 그게 선택인지, 사실은 아직도 의문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일에 ‘선택’이라는 단어를 쓰는 걸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