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지만 아는 척 하는 자와 알지만 티내지 않는 자의 차이

둘의 차이 모르지만 아는 척 하는 자. 알지만 굳이 티내지 않는 자. 이 두사람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뭘까. 체면? 사회적 지위? 영향력? 인품? 평판? 능력? 부? 명예? 과연 이 두사람의 삶은 어떤 측면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날까. 이 두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불안이다. 진짜 나를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 학벌, 연봉, 번듯한 직장, 외모, 서사, 감정, 태도, 그 어느것에서라도 그럴싸한 척을 하거나 연기를 해야하는 순간, 인간은 불안해진다. 더이상 직위가 박힌 명함이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나, 갑옷을 벗어버린 맨몸뚱아리의 나를 과연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

비난하는 사람의 마음속 비밀

한 10년도 더 전인가. 한동안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다. 경계선 성격장애에 대해서 많은 걸 설명할 수는 없으나, BPD의 경우 타인이 나를 나쁘게 보거나 적대하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다. 사실 ‘민감하다’는 표현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듯하다. BPD 환자는 타인이 내게 보이는 적대감이나 공격적인 태도를 엄청나게 극단적인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굳이 BPD를 언급했지만, 사실 성격장애라는 것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진단기준을 만족할 때 진단되는 것이므로 누구나 성격장애를 진단하는 기준 중 몇개는 충족시키기 마련이다. 그리고 BPD 환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대다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타인이 내게 적대적으로 대하는 것을 꺼리고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