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통해 진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

말끔하게 생긴 훤칠한 그 남자 간호사는 그렇게 무참히 부모가 살해당하는 일을 겪어야 했다. 그것도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 병동에서. 그의 부모는 자식이 일하는 병동에 갑작스런 사고로 입원한 지 이틀만에 사망했다. 그 사망이 살해라는 건, 아들인 남자 간호사, 그리고 그와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나있는 앙숙관계인 그의 동료 간호사 A가 전부였다. 심지어 그 남자간호사는 자신의 부모가 병원의 실수에 의해 의식불명이 된 후 결국 사망하기까지 방치된 그 장면을 옆에서 직접 보지 못했다. 그의 동료간호사 A가 몰래 그의 등뒤에서 깊숙이 찔러버린 주사를 맞은 후로 몇시간을 창고에서 잠들어있었기 때문이다. ...

깻잎논쟁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_1편

깻잎논쟁. 2000년대가 들어선 이래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한반도에서 일어난 그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내리지 못한 희대의 논제. 이성인 친구가 깻잎을 한장만 가져가려 할 때 내 연인이 그 이성의 깻잎을 떼어줘도 되느냐. 떼어줘도 된다. 아니, 그걸 굳이 왜 떼어주는거냐. 내가 사랑하는 연인이 다른 이성과 어떤 것까지 교류하고 공유해도 되는지는 언제나 희대의 논제였다. 이 화두는, 비단 깻잎을 떼어주는 것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내 연인이나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얼마나 친밀하게 지내며 그 관계에서 오는 즐거움을 자신의 연인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책감없이 만끽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

부모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마라

부모가 힘들게 살면, 자식은 일찍 철이 든다. ‘사춘기가 없이 지나간다’는 아이들은 대개 그런 환경에서 자란다.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가 너무 힘들고 괴로워하며 인생을 어떻게든 견뎌나가는 걸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나까지 엄마아빠를 힘들게 하면 안 되겠구나.” “내가 꼭 저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야지.” 투정부리고 떼 쓸 여유같은 건 아이들의 마음 속에는 애초부터 없다. 어린 아이에겐 세상 전부인 ‘부모라는 세상’이 천둥번개가 치고 쓰나미가 일어나 끝없이 위태위태하면, 아이들은 편하게 누워 투정이나 부릴 생각은 감히 꿈꾸지도 못한다. ...

절대 희생하지 마라

“삼촌(니 남편)이 얼마나 어머님을 아끼는데, 니가 안 오고 배길 수 있나 보자.” 오늘 엄마는, 큰 엄마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 아빠가 할머니를 모시는 큰아빠 큰엄마가 하는 식당일을 돕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아빠는 엄마에게 직접적으로 식당일을 도우라 요청하진 않았지만, 엄마만 희생해주면 모두가 만족스러운 상황이라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아빠도, 할머니도, 큰아빠도, 큰엄마도, 엄마의 희생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나 미안함을 굳이 느끼지는 않았다. 아빠는 속정이 많고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지만, 자기 가족일에 있어서는 자기처럼 언제나 엄마에게 양보와 희생을 바랐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희생을 강요당하는 사람은, 타인들의 눈에도 얼마든지 희생해라고 요구해도 되는 사람처럼 보이는 법이다. 그렇게 엄마는 바보같이 10년을 넘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남의 식당일을 돈도 받지 않고 매일같이 해주다가, 오늘 급기야 그런 모욕을 당한 것이다. ...

비난하는 사람의 마음속 비밀

한 10년도 더 전인가. 한동안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다. 경계선 성격장애에 대해서 많은 걸 설명할 수는 없으나, BPD의 경우 타인이 나를 나쁘게 보거나 적대하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다. 사실 ‘민감하다’는 표현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듯하다. BPD 환자는 타인이 내게 보이는 적대감이나 공격적인 태도를 엄청나게 극단적인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굳이 BPD를 언급했지만, 사실 성격장애라는 것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진단기준을 만족할 때 진단되는 것이므로 누구나 성격장애를 진단하는 기준 중 몇개는 충족시키기 마련이다. 그리고 BPD 환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대다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타인이 내게 적대적으로 대하는 것을 꺼리고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